나는 어떤 관리자가 되어야 할까. 또 어떤 보호자가 되어야 할까.

 

사실 나는 나 하나와 내 업무 감당하기도 벅찬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 일은 나몰라라하며 살았다. 계속 그렇게 살 수 없다는 건 알지만 가능하면 내 앞가리만 하면서 평생 살고 싶었다. 내 생각보다 빨리 그럴 수 없는 시기가 왔고 가능하면 최소한만 해주면서 지내왔다. 못해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알아서 하라고 풀어놔서 그렇지 모른다고 말하면 도와주고 무리한 요구는 그런 게 있다는 걸 알기도 전에 쳐내줬었다. 이거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잘못한 일이 생기니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까지는 스스로 깨달을 거라고 믿고 내버려두는 편이었다. 사실 말이 좋아 믿는 거지 문제를 알아서 눈치채고 나서 굳이 나에게 물어본다면 할 수 없이 도와주겠다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나몰라라 한다는 무책임한 소리라는 건 알고 있었다. 나에게 묻지도 않는 걸 나서서 도와줄 수 없는 거고 물어보기만 하면 아는 거 모르는 거 다 털어서 도와주니까 충분하다는 말이 변명에 가깝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걸 잘 못 생각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내게 책임이란 내게 주어진 범위만큼 기본적인 울타리를 만들어주는 거였다. 그 안에서 뒹굴어도 자도 흙을 퍼먹어도 그건 각자 알아서 할 일이라는 거다. 어딘가 아닐지도 모른다 싶긴 했지만 나부터가 이렇게 복합적으로 책임지는게 처음이었던 터라 애써 여유있는 척 위장하고 있어서 그렇지 울타리를 만드는 데에도 힘에 부쳐 그 안에서 뭘 하고 있는지 신경쓸 여력이 없기도 했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나니 그 안에서 어쩌고 있는지 보이긴 했지만, 좀 답답해도 그런가보다 했다. 다들 성실하고 적극적이고 어느 정도 똑똑한 애들이니까 내버려두면 대강이라도 굴러갈 줄 알았다.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알고 때로는 백을 만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래, 내 문제는 실수를 저지르고 나서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 자체를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거였다. 알아서 정정하겠거니 싶었던 작은 실수가 다수의 경험 부족과 얽이니 큰 문제가 되는 건 순식간이더라.

 

이제 어떡하면 좋을까. 지금의 나는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상황에 처해서 화가 났지만 스스로 갈무리하고 치울 수도 있다. 혼내자니 피곤한데 혼내지 말자니 방치하는게 아닐까 죄책감이 든다. 최선은 문제점이 무엇인지 미리 정리한 다음에 시간 내서 하나씩 단단히 일러주는 거 같은데 이게 정말 최선이 맞긴 한가 싶기도 하고,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힘들다, 지쳐.

 

하루에도 오백번씩 생각하는 거 같다. 내가 이 말을 해서 나에게 무슨 득이 있나. 이 회사가 나아진다 해서 뭐가 달라지나. 달리지기는 하나. 내 말로 나아지기는 하나. 분명 이 말을 꺼내는 순간 내 업무 시간은 줄어들고 결국 내 성과가 부족해서 나 자신의 손해로 다가오는데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할 이유가 뭘까. 이런 이야기를 하면 대표는 말해달라고, 그걸 위해서 날 고용했다고 말은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어차피 하나도 바뀌지 않을 거 이런 시간 낭비가 없다 싶고, 어렵다.

 

차라리 일정 안 나온다고 누구는 대체 뭘 하는 거냐고 타박하면 내 선에서 적당히 차단해주는 편이 훨배 좋은데, 진짜 사람 고쳐서 쓰는 게 세상에서 제일 힘들다. 고쳐야하는 당위성을 나 자신에게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지금이라 더더욱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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