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24 23:59:55

또 격조하겠지만 돌아올 곳이 없어 이렇게 또 오고야 말았다.

 

의욕이 돌아온지 2주 정도 되었다. 나 스스로도 신기할 정도로 깨어있는 시간 모두를 업무에 올인하면서 내 생각 이상으로 내 자신이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참 신기할 정도로 어지간한 일은 다 그럭저럭 해낼 수 있단 말이야. 아마도 내 업무 방식이 될 때까지 시간을 들이고 알 때까지 찾아보고 만족스러울 때까지 연구하는 식이라 그런가보다. 학부 때부터 연구원 생활을 하면서 연구가 천직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논문 쓰기 싫어서 도망친 이래 적당히 이런저런 기업을 전전하고 있는데도 여직 이렇게 일하는 거 보면 처음 습관이라는 걸 무시할 수 없는가보다.

 

연구원 특유의 결과 나올 때까지 매달리는 성질과 일반 IT회사 특유의 적절한 수준에서 성과를 내야하는 경향이 경력이라는 이름으로 적당히 섞이면서 유용한 인재로 탈바꿈하고 있나보다 싶다. 어디까지나 여기저기 쓸만하다는 의미지 내가 뭘 잘한다는 건 아니다. 또 승질있어가지고 남들이 내가 원하는 만큼 못하면 오만데 다 껴서 일을 끌어안고 자멸하는 탓에 이런저런 악영향도 있다.

 

오늘 업무가 쌓이고 다른 팀과 협업할 일도 많고 관리할 직원도 두엇 생기고 해서 진짜 이제는 도무지 기억을 할 수 없을 지경으로 일이 쏟아지고 있는 데다 다이어리 새긴 김에 데일리 다이어리에 내 개인 업무와 참고해야 할 직원의 일정을, 먼슬리 다이어리에 중단기 목표를 정리하고 달력에 외부 일정이나 마감 일정을 정리하고 나니 올해 내가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 정리가 되더라. 이걸 적으려고 왔다.

 

우선 개인적으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개발자 사이트를 오픈하고 싶다. 원래는 깃헙에 지킬로 깃헙 페이지를 만들려고 했었고 실제로 반쯤 만들었었는데 내가 깃헙을 주기적으로 갱신할 정도로 개인 프로젝트를 할 여력도 안 되고 또 난 시기가 애매해서 나때는 깃헙을 메인 포트폴리오로 쓰는 시대가 아니었다보니 지나간걸 올리기도 뭐하고 안 올리자니 너무 뭐가 없어서 우선 잠정 보류해 둔 상태다. 또 깃헙을 쓰게되면 내 잡담은 별도 페이지로 빼야하는 문제가 있어서 이원화 문제도 있고 깃헙에 개발자 사이트를 만들게 되면 필히 이력서에 기재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지금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별도로 뒀던 기본 방침과도 문제가 생긴다.

 

고로 어디까지나 깃헙은 언젠가 개인 프로젝트를 하게 된다면 거기에 올려야겠다는 수준의 잠정적인 예정이고, 내 개발 이야기와 정보를 마구 올려놔도 괜찮을 만한 곳은 역시 블로그인데 티스토리는 데이터를 백업하고 복구하기도 힘들거니와 주소 변경이 막혔다고 해서 고려대상에서 제외했다. 그 외 기타등등 고민했지만 결국 또 워드프레스로 돌아가게 될 것 같다. 혼자 놀면 될 걸 그 사이에 SEO라는 걸 또 괜히 배워가지고 웹페이지를 만들게 되면 이거저거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역시 XE는 너무 코어 단계에서부터 만들어야 할 게 많다. 아예 내가 라이브러리 없이 웹사이트를 만들까 싶기도 한데 모르겠다.

 

짧게는 8월까지 해야 할 기획이 있다. 이걸 퇴사 전 마지막 혼을 담아 만드는 프로젝트로 생각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기획해 본 적은 없는데 앞으로 이직할 생각도 해야하므로 이번 기회에 기획과 설계, 개발에 이르기까지 중간산출물을 규격화해서 나만의 업무 프로세스를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회사가 인력부족이라 괜히 회사 직원들 더 힘들게 하느니 내가 다 하자 싶은 마음으로 내 인력을 총동원해서 회사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게 단점이긴 한데, 뭐든 만들어두면 낫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일할까 싶다. 이 덕에 요즘 기본 업무에 옆 팀 협력 업무에 기존 서비스 유지보수와 더불어 기획에 리서치에 UX/UI와 DB 설계에 서버 구현 방안을 정하느라 정신이 없다. 아무 것도 모르니 시간을 들이는 수밖에 없다는 마음으로 진짜 아침에 눈 떴을 때부터 먹고 씻는 시간 말고는 하루종일 일만 하고 있다. 다음 주 부터는 점심도 나가서 먹지 말고 도시락이라도 사서 먹으면서 일할까 싶을 정도다. 뭐든 스위치 들어왔을 때 열심히 해야하는 법이니까.

 

그 프로젝트의 구현을 끝내는 단계를 10월로 잡고 있다. 실제 런칭까지 루즈하게 잡으면 11월일테니까 실질적으로 4분기를 다 쓰게 될 거다. 그러므로 이 프로젝트는 내 연간 목표다. 올해, 내 nn살을 바쳐서 만드는 프로젝트가 되겠네. 썩 내키지 않는 탓인지 이 결정을 후회하게 될지 아닐지 모르겠다는 생각은 든다. 좀 더 바쁘고 힘들게 살아야지. 참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일하다 쓰러진 적은 없었던 것 같... 아닌가, 뭐 일도 체력이 될 때 하는거 아니겠어. 나이 더 먹으면 지금만큼도 일할 수 없을 걸. 그때 되면 지금 했던 걸 갉아먹으며 살아야 할테니까 또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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