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라디오에서 친해지고 싶거나 같이 작업하고 싶은 아이돌을 물어보는 건 늘 있는 일이다. 게스트들의 대답에 일훈이가 들어있는 것도 워낙 자주 있는 일이었다. 일훈이가 저 제외하고 말씀해 달라던가 또 다른 아이돌은 누가 있는지 물어보면 대개 그 다음 대답으로 말이 길어져서 대부분 예의상으로 대답하는 거려니 싶긴 했었다.

 

이번에 출연한 엘리에게도 같이 작업하고 싶은 아이돌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메이커스에 나오는 사람들은 아이돌 하나보다는 아이돌 전반적으로 잘 보여야하는 종사자라 비투비라 답하는 경우가 잘 없긴 하지만 엘리는 창작자면서 아이돌이기도 하니까 비투비를 꼽는 것 자체는 그러려니 싶었다. 굳이 이어서 정일훈씨라고 짚어 줄 때도 같은 아이돌이라 그런가 생각보다 더 신경써주네 정도의 감상이었다. 일훈이 반응이 평소답지 않은 쑥스러운 웃음이라 뭘까 싶긴 했을 때 쯤, 다음과 같은 예상치 못한 말이 들려왔다. 제가 예전부터 한 번, 하고싶다고 얘기했었는데 (일훈: 네네네) 그런데 안하더라고요? 연락이 없더라고요?

 

와, 진짜 깜짝 놀랐다. 일훈이가 진짜 러브콜을 받기도 하는 사람이었구나. 워낙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피처링을 하는 걸 보면 어느 정도는 그럴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걸 직접 다른 사람 입으로 들으니까 참 신기한 기분이다. 나는 일훈이의 실력을 높이 사지만 그와 별개로 이런 생각이 내 콩깍지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일훈이가 외부에 참여하는 건 기본적으로 회사에서 일을 따서 주는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어서 참 신기하다.

 

혹시나 싶어 변명하자면 내가 굳이 일훈이 실력을 깎아내리려 했던 건 아니다. 일훈이가 스스로의 커리어를 만들게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말해주는 일이 잘 없는 사람이다보니 가능하면 보수적으로 판단하려 했던 결과다.

 

완전 초반 같은 큐브 소속 아티스트 피처링은 당연히 회사의 의견이 들어간 걸테니 제외하면 열 곡 좀 넘게 남는다. 이 중 근거가 타당하던 말던 곡에 참여했다는 말을 듣자마자 대충 어쩌다 참여했는지 예상이 갔던 곡 말고 정말 이건 뜬금없는데 뭘까 싶어서 찾아봤던 곡은 대부분 이랬다. 회사끼리 친해서 소개받았고 일훈이와는 초면이었다 또는 일훈이 목소리가 좋고 랩 스타일이 좋아서 직접 부탁했다. 여기서 후자가 전자의 관계로 하게 됐어도 방송 경력 좀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라 기본적으로 전자라 생각하고 있었다.

 

내심, 난 정말 대부분의 일훈이 랩을 높게 사니까 한 번 쯤은 일훈이가 진짜 괜찮아서 들어온 일도 있으리라 생각하긴 했다. 일훈이가 아이돌 랩퍼를 꼽을 때 바로 꼽히는 아이돌은 아니지만 스케쥴 문제나 작업 숫자의 한계도 있을거고 또 어쩌다 한 번 일해봤는데 괜찮아서 같은 회사 타 아이돌에 부를 수도 있는 거고 당사자도 아닌데 이런 소리를 하나 싶지만 말해주는 게 없어서 어쩔 수 없다구.

 

물론 궁금하니까 말해줬으면 좋겠다는 건 아니야. 일훈이는 일훈이 하고 싶은 대로 해. 데리고 다니는 스태프 숫자도 tmi라 생각해서 안 알리고 싶은 아이인데 이런 걸 미주알 고주알 떠들 리도 없고 말야. 또 말해주지 않아야 궁금해서 자꾸 관심갖게 되는 법이지. 사실 작곡 어떻게 하고 이건 아무리 말해줘도 고생하는구나 열심히 해... 말고는 할 말 없는 소재기도 해.

 

사실 EXID 나왔던 편에서 엘리는 묵직하니 별 말 없이 묵묵하게 있어서 둘이서 무슨 말을 하려나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한시간 내내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주절주절 늘어놔주어서 즐거웠다. 엘리가 수다운 편은 아니라 생각했는데 같은 아이돌 그룹 내 작곡가라 통하는 게 있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한 번 쯤 같이 작업했으면 하는 사람이 앞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호감이 있는 상태에서 말하니까 더 수다워지는 건지는 모를 일이지만 재밌게 들었다. 엘리의 새로운 모습을 본 기분이다. 무작정 어딘가 무서운 센 언니라 생각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소박한 아이였어.

 

엘리가 추천하는 비투비 노래로 무비를 골라왔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진짜 일훈이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나보다. 아무래도 랩퍼로 시작해서 랩 계열 노래를 들을 수도 있겠지만, 보통 끝 곡 추천해달라는 말에 급하게 비투비 노래 들어본 사람들은 무비까지 거슬러 올 일이 잘 없어서 평소에 눈여겨봤구나 싶어서 괜히 고맙고 그르타. 같이 작업하는 거 부담스러워서 피한 거 같은데 이렇게 방송에 나와서 덜컥 잡혀가지구 진짜 뭐라도 작업하려나. 쫌 기대하고 있어야지. 이건 딱히 근거없이 평소에 늘 하던 생각인데 일훈이 넘, 주 또래 누나들 부담스러워한다구. 누나랑 학창시절에 얼마나 사이가 데면데면했던 거야.

 

간만에 무비 듣나 했더니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프니 노래를 틀어서 진짜 비투비 데뷔일 맞춰서 솔로 넘버를 나이 순서로 트는 게 맞구나 싶었다. 시기가 시기라 그럴거같다 싶긴 했는데 은광이 노래가 넘 흔한 피오비 놔두고 예상치 못한 노래가 나와서 혹시나 했지. 오늘 밤에는 듣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최고의 곡이니까 언제 틀어도 괜찮은 곡이라고 생각했어! 이러구. 원래 이 바닥 팬질이 다 편파적으로 생각하고 편애하고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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