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20 06:47:01 (2019-05-02 03:50:14)

은광이도 군대가고 민혁이도 군대가고 창섭이도 군대가고 현식이는 늦어도 내년에는 갈 거 같대고 어쩌다 지금까지 좋아하게 됐지. 아니, 맏형이 스물세살 동갑내기였잖아?

 

내가 비투비 쇼케이스 생방송도 봤었는데 말야. 아니, 틀어놨다고 말해야 정확하려나. 제대로 본 건 아니지만 시청자에 속해있기는 했을테니까. 뭘 알고 봤던 건 아니고 워낙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있던 때라 적적해서 아무거나 주는 건 다 보던 시기였는데 누가 신인 아이돌이 쇼케이스를 호텔에서 생중계로 한다고 돈 많이 들인 것 같다고 링크는 이거라고 주길래 켜놨었는데 안내 공지만 계속 나오길래 조금 보다가 지쳐서 창 내려놓고 다른 일 하고 있다보니 시끄러워지길래 켜니까 시커먼 곳에서 뭘 하는데 이미 너무 오래 봐서 지쳐서 보는 둥 마는 둥 하다 끝까지 봤나 중간에 껐나조차 기억나지 않게 봤었다. 그게 나중에 비투비였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었지.

 

사실 큐브 자체도 생소하고 포미닛도 비스트 그룹 이름도 잘 모르던 때라 비투비 덕에 역으로 큐브 아이돌과 2012년에 데뷔한 아이돌 목록을 알게 됐었다. 비투비가 나오는게 딱히 없다보니 음악방송 챙겨보다가 그 시기에 데뷔한 아이돌 노래 다 듣고, 진짜 아이돌이라는 문화 자체에 관심이 있었던 시기는 그 때가 아닐까 싶다. 가끔 인터넷에서 이 시기가 어땠길래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적혀있던 그 시기를 직접 겪었던 터라 가끔 왜냐면! 그건! 이래서야! 라고 말해주고 싶을 때도 있구 막.

 

정말 중소의 설움이 이런거구나 싶었던 때였다. 아이돌 넘쳐나던 시기에 얘네는 큐브 이름값이 있어서 해체는 안하겠다는 말이나 들으며 비스트 덕에 데뷔한 것도 맞고 어느 정도 비스트 덕에 먹고 사는 것도 맞으니 비스트 앨범이 나오면 나도 사줘야하나 어차피 큐브에게 수익 갈 거 비투비 앨범을 더 사는 게 맞나 고민하다 퇴근길에 서점을 들렀더니 비투비 와우 앨범이 보여서 더 샀던 기억도 나고, 기존 덕질하던 방식이 있어서 큐브가 손해를 보고 있는지 아닌지 궁금한데 알 길이 없었다 최대주주 바뀌면서 공시된 주가 열어보고, 진짜 별 짓 다 했다 싶다. 막 팬싸인회 컷 듣고 슬퍼하구 행사 직캠 없어서 찍사들 영상 찾아보다 주요 찍사들 이름을 외울 지경이 됐던 것도 생각난다.

 

누가 큐브에는 어느 정도 자리잡은 아이돌이 있기도 하고 한 번 만든 아이돌 돈 좀 못 번다고 내보내는 회사는 아니라길래 안심하면서도 불안했었다. 활동 공백기도 길어지고 음악 퀄리티도 점점 애매해지는데다가 그 활동마저 흐지부지 되어서 뭘까 했는데 갑자기 일본을 간다기에 이렇게라도 돈을 벌어야 할 시기가 왔나 싶었었다. 일본 활동은 어떻게 찾아봐야 할 지도 모르겠고 당시에 이런 식으로 일본 주축으로 한국 좀 건드려보는데 한국에서 영 반응이 없었던 아이돌이 많아서 이러다 말겠지 했는데 일본 팬미팅에서 동물 잠옷 입은 영상 돌면서 갑자기 다들 난리나가지구 일본 활동도 좋다고 막 그랬었다. 나는 수줍게 맨날 돌려봤었다. 너구리 일훈이 넘 귀여웠지.

 

그랬더니 갑자기 한국 컴백하는데 막 동물잠옷 입고 행사도 다니고 루돌프인지 산타인지 옷 입고는 애들이 부끄러워하는 비하인드도 나오고 사실 이쯤부터 비하인드는 안 봤었다. 애들이 좀... 그때는 모른척 했지만, 지금 와서 다시 봐도 날서있던 시절이란 생각을 한다. 나는 예나 지금이나 나 혼자 찾아보다 말아서 일본 활동이 도대체 언제부터 언제까지 하는 지도 모르겠어서 예전같으면 소식이 뜸하니 스케쥴이 없나보다 했을 걸 괜히 상시 일본에 가있는 기분이 들고 그랬었다. 아마 일본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건 아닐까 싶은 불안이 컸다고 생각한다. 애들도 피곤해선지 힘들어선지 전체적으로 칙칙했던 시절이었다.

 

난 솔직히 이 때 같이 버틴 건 아니었고 살아있나보다 했었다. 일본 계속 가면 내 눈에 보이지 않을테니 자연스레 잊혀질거고 한국 활동을 병행하면 싫어도 눈에 띄겠지 싶었다. 여돌 잠깐 발 들였던 시기이기도 하고 슬슬 아이돌 문화에서 관심이 없어지기 시작하던 때이기도 해서 의무적으로 라디오스타나 주간아이돌 정도나 챙겨봤지 싶다. 주간아이돌도 참 열심히 봤는데. 7화부터 봤던가... 주간아이돌2와 아이돌룸으로 분화되고 나서 신기할 정도로 흥미가 떨어져서 둘 다 하나도 보지 않는데 그전까지는 꼬박꼬박까지는 아니어도 몰아보는 식으로 참 꾸준히 봤었다. 이런 걸 보면 난 한 번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하면 좀 구질구질할 정도로 손을 못 놓는 것 같다. 좋은 건지, 아닌 건지.

 

사실 여기부터는 딱히 기억이 없는데 모님이 내가 비투비 타이틀이 발라드래! 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 나는 이매진도 그냥 쏘쏘했고 그입뺏을 밀어낸 아버지를 참 싫어했던 사람이라 나도 모르는 새에 약간 발라드 타이틀을 기피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심지어 당시가 또 나랑 비슷한 나잇대에서 바로 취직 못하고 취준 활동을 제법 한 애들이 딱 취직할 시즌이라, 당사자인 내가 듣기에는 좀 뜬구름잡는 가사가 많아서 그리 와닿지 않았었다. 괜찮아요 듣고 울었다는 팬들이 많아서 그게 진심일까 고민했었는데 나중에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고 비투비 팬층이 내 생각보다 더 나와 나이차이가 있다는 걸 실감하게 했던 곡이기도 하다. 당시 내 취준생 지인의 감상은, 이미 취직해서 일하고 있는 아이돌이 실업자보고 안타까워해봐야 화가 난다였었다. 이 말을 듣기 전까지는 몰랐었지만 내 안의 꺼림칙한 기분이 구체화 되는 듯한 의견이었다. 어차피 댄스 좋아했던 사람이라 무대도 거의 본 적 없다. 드라마를 잘 안 보는데 당시 주요 활동이 성재 드라마 뿐이고 개인적으로도 많은 환경 변화가 있었던 때라 크게 신경쓸 여력도 없었다. 유일하게 봤던 건 우결 정도? 원래 팬들이 우결 참 싫어하고 그 이유도 익히 알지만 나는... 그냥 늘 잘 봤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비투비 신곡이 나왔대서 들어봤는데, 퇴근길에 너무 듣기 좋은 노래라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외면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며 지금까지 밀렸던 무대를 몰아봤었다. 그 때 알게된 어기여차 디여차. 지금도 많이 좋아한다. 이거와 마쎠! 퇴근길과 회식 후 퇴근길에 듣기 딱 좋은 노래다. 집으로 가는 길 1위. 애들이 펑펑 울 시기를 지나서 그런가 별로 울지 않았던 게 인상깊었다. 나는 좀... 이런 애매한게 이상하게 자꾸 마음에 걸리는 애들을 못 놓는 경향이 있다. 애초에 찾아보지 않으면 모를테니 찾아본다는 것부터가 어느 정도 범주에 들어있다는 뜻일 것 같기도 한데, 뭐 그렇다. 그렇게 지지부진하게 있다 연말에 그 방송사고 터지고 사실 그때는 보면서도 무슨 소리인지 못 알아들었는데 커뮤니티 떠들썩한거 보면서 확 열받아가지고 아직 놓을 때가 아닌가보다 하다가 봄날의 기억이 발라드인데도 노래 좋고 의상 이쁘고 삶의 여유도 생겼겠다 그렇게 슬그머니 합류할락말락하다가 머... 그렇게 됐다.

 

덕분에 은광이 뮤지컬도 잘 봤고 프니 가슴 아픈 이야기도 보구 그 사이에 뭐가 어떻게 됐는지 모를 일이 많았지만 일훈이 멘탈 돌아오는 것도 실시간으로 보고 또 예전과 다르게 일본에 잡지가 나와도 방송이 나와도 자막도 달리는걸 보면서 팬이 많아진걸 실감하고 그랬다. 갑자기 생각났는데, 예전에는 비투비 일본 잡지 번역이 아예 뜨지 않았었다. 그래서인지 분명 내가 아는 일본 팬들은 정보 공유를 안하는 편이라 들었는데 당시에 무슨 일이 있으면 꼭 쳐서 올려주는 팬들이 있었다. 글자로 쳐주면 변역기를 돌리면 되니까 그렇게 봤었는데 진짜 이상하게 번역되는 게 많아서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보면 영어권이 사람 수가 많아서인지 꼭 영문 번역이 먼저 뜨고 엇비슷하게 중문 번역도 떴는데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건 영어인데 영어는 또 모르겠는 단어는 의역하거나 생략하는 경우가 많아서 꼭 내용 누락이 있었다. 중문 번역기와 일어 번역기와 영어를 놓고 애들 말투를 추측해서 짜맞추다 지친 어느 날, 일어 잘 아는 지인에게 부끄럽게 부탁했었는데 그 지인 왈, 애들 단어가 애매해서 흐름이 부자연스러운게 많다고... 대강 들어보니까 애들이 한국어로 떠드는 걸 잘 모르니까 일어로 적당히 적어둔 모양이더라. 그런 적도 있었지. 결국 내가 일어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네.

 

이건 다 볼 게 너무 없어서 엠사에서 올려준 1시간 49분 무대 모음을 돌려보다보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이렇게 된 거다. 내가 당시에 와우와 사밖난으로 구성된 행사 무대를 너무 돌려봐서 이 둘만 나오면 자동으로 혼자 추억에 젖는다. 진짜 너무 오래봐서 말야. 애들 공백기 내내 볼게 행사 무대밖에 없었으니 말야. 나는 그 때 제일 여유로웠는데. 아, 또 갑자기 생각난게 비투비가 자기들은 사밖난이라 부르는데 왜 팬들은 사난몰이라 부르는지 의문스러워하던데 그거 그냥 별 거 아니고 사밖난에는 쌍기역이 있어서 칠 때 오타가 잘 나니까 왜 사밖난이라 부르는 거지? 왜 사랑밖에 난 몰라 인데 '사'랑'밖'에 '난' 몰라라고 줄이지? '사'랑밖에 '난' '몰'라 식으로 띄어쓰기 하나 당 한 음절씩 따서 줄임말을 만들어야 하는 거 아냐? 사난몰이 어감도 더 좋은데, 이러면서 사난몰로 정착되어서 그런건데 이젠 아무도 기억 못 하겠지. 사실 사밖난 된 게 팬들끼리 정한 줄 알았지 비투비가 그렇게 부르는 지는 나도 저번에 처음 알았지 뭐람. 생각해보니 당시에 멤버들은 사밖난이라 부른다는 미약한 항변이 있었던 것도 같고 이건 너무 확인할 길 없는 먼 과거다. 사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정확한 맞춤법은 사랑 밖에 난 몰라라서 비투비가 줄이는 방식이 사난몰 논리에 어긋나지도 않는다는 거다... 다 지난 이야기지. 그런 의미에서 지난 이야기는 여기서 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1332 비투비 비밀글입니다. 19/05/13 21:53
1331 비투비 아 일훈이 씅질내는 거 진짜 너무 좋다 19/05/09 02:12
1330 비투비 비밀글입니다. 19/05/08 21:06
1329 비투비 비밀글입니다. 19/05/02 02:03
1328 비투비 비밀글입니다. 19/04/24 19:59
비투비 진짜 어쩌다 아직까지 좋아하는지 신기해 19/04/20 06:47
1326 비투비 190409 아이돌 라디오 #189, Guest: 1TEAM 19/04/09 21:32
1325 비투비 바뀐 썸네일 넘 귀엽네 19/04/08 01:56
1324 비투비 190325 아이돌 라디오 #174, Guest: 모모랜드 19/03/25 21:11
1323 비투비 오늘도 귀여운 배고픈 성재 19/03/21 22:20
1322 비투비 포토카드 바인더 북 넘 난감 19/03/20 23:08
1321 비투비 내달란 소리 19/03/18 23:32
1320 비투비 190317 아이돌 라디오 #166, Guest: L.E 19/03/18 00:51
1319 비투비 190315 아이돌 라디오 #164, Guest: 문빈, 영훈, 에릭 19/03/15 21:35
1318 비투비 190311 아이돌 라디오 #160, Guest: 라비 19/03/12 00:11
1317 비투비 190307 아이돌 라디오 #156, Guest: 장동우 19/03/08 01:46
1316 슈주 역시 슈주는 콘서트야 19/03/06 21:49
1315 비투비 일훈이 셀캠에 문제없어...! 19/02/27 03:36
1314 비투비 막냉이??? 19/02/22 19:32
1313 비투비 비투비 전시회 빠이바이! 19/02/18 13:10